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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마산 합성동 금강산 가는 길
   05-11 | VIEW : 17,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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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길

평평한 그늘길이 좋아 ‘금강산’ 이라네  

우리는 봄을 빼앗겼다. 아지랑이 몽실몽실 피어오르는 따뜻한 봄날은 지금 우리 곁에 없다. 5월 초인데도 낮에는 덥고, 밤엔 추울 뿐이다. 가까이 3월 말만 생각해도 지구의 이상기온 현상은 기가 막히게 느껴진다.

    

제2 금강산 계곡

그때 진해 사람들은 군항제를 시작해도 벚꽃이 피지 않는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예년보다 늦어진 꽃샘추위 때문이었다. 그리고 잠깐 봄 날씨가 계속됐지만 4월 중순부터 낮에는 더워지기 시작했다. 사람이 만든 환경 탓에 사람은 점점 봄을 빼앗기고 있다. 아, 그건 그렇고 어쨌든 덥다. 벌써부터 에어컨 바람은 싫고, 어디 가까이 시원한 데 없나?

왜 금강산이라고 할까

이렇게 더울 때 가까이 찾을 만한 곳이 마산의 금강산이다. 시내버스를 타고 마산역이나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려 그 사이 삼호천을 따라 10분을 오르거나, 구암동 국립 3·15묘지 입구에서 왼쪽 길로 5분을 가면 진입로가 나온다. 이 산을 그냥 ‘금강산’이라 그러긴 미안해서인지 마산 사람들은 ‘제2 금강산’이라 부른다.

사람을 편하게 해서 붙여진 이름 ‘제2금강산’

사람들은 이곳을 왜 금강산이라 하는지 궁금해서 찾기도 한다. 기이한 봉우리가 많아서, 아니면 절경 때문에? 마실 삼아 이곳을 찾는다는 한 노인은 “산이 좋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며 “울창한 숲 때문에 그늘이 너무 좋고, 평평한 길로 사람을 편하게 하는 산”이라는 의견을 냈다. 그의 말처럼 그늘이 좋고, 평평한 이 길은 산의 입구에 있는 큰 식당에서 왼쪽 길로 접어들어, ‘삼천동’이라는 비석과 함께 시작된다.

시작부터 아름드리 나무로 덮인 산책로는 보기에도 시원하다. 길과 계곡이 함께 가는 모습도 좋다. 길 오른쪽으로는 낮잠깨나 즐길만한 누각과 수 십명 이라도 둘러 앉을만한 쉼터가 있다. ‘안씨제각’이 이곳에 있다.

그런데 그렇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길가의 백숙 집에서 기르는 닭, 오리가 계곡 옆 비탈을 어지러이 타고 있다. 산책로 입구의 절집이나 식당에서 가끔 확성되는 소리는 때때로 사람들이 기대하는 정적을 깨뜨리기도 한다. 사람이 벌여놓은 일 때문에 사람이 눈살을 찌푸릴 때가 많다. 하지만 그게 우리 사는 모습인 걸 어떻게 하나. 질끈 눈감고 귀 막으며 그냥 길을 걷는다. 그렇게 흐트러진 기분은 오래 가지 않는다.

    

제2 금강산 오솔길

폭신폭신한 흙길 밟고 시원한 계곡 발담그고

나뭇잎이 소복한 평평한 산책로가 곧 나타난다. 콘크리트 한 점 없는 폭신폭신 흙 길에 길이 좁긴 하지만 가파르지 않으니 산길 같지 않다. 입구처럼 머리 위는 나무로 뒤덮여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좋다는 금강산의 그늘은 이렇게 녹음이 준 선물이다. 느릿느릿 걸어 머릿속을 표백한다.

길을 걸어도 잡념이 계속되면 그건 괴로운 일이다. 그때는 산책로와 함께 가는 계곡 물 속에 손발을 담근다. 윗도리라도 하나 벗어 물 속에 폭 담갔다 입으면 조금 더 확실하다. 그렇게 젖은 옷을 입고 길을 걸었더니 맞은 편 등산객이 “물입니꺼, 땀입니꺼?”라고 했다. 물이기도 하고 땀이기도 하니, 그냥 웃음만 짓고 걷는다.

숙취를 잊게 하는 산책

만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아무래도 중년층과 노년층이 많다. 살림집 아주머니 같기도 하고 자영업주 같기도 한 여성들. 노년의 남성들은 아예 일을 잊은 듯 한가한 모습이다. 젊은 층은 그보다는 여유가 없는 모습이다. 한 남성이 권했다. “숙취 뒤에 이 길을 걷는 게 좋지 예. 땀 쫘악 빼고, 약수터 물을 끼얹으면 하루가 거뜬해진다 아임니꺼”라며. 평평한 오솔길이지만 곳곳에 설치된 운동기구 때문에 충분히 동의할 수 있다. 그렇게 30분을 올라간 길에 약수터가 나왔다. 숲 속에 뒤덮인 약수터 일대가 어둡기까지 하다. 더위는 가시고, 몸은 서늘하다. 이곳 산책길의 반환점으로 충분하다.

    

제2 금강산 돌탑

넓고 포근한 약수터서 만난 사람들 정감 어려

넓고 포근한 약수터에는 운동기구도 여럿 있다. 정자에서는 노인 몇이 모여 길 이야기를 하고, 정치 이야기를 한다. “마산에 무슨 식당이 있고, 무슨 건물이 있는데 이 길이 맞니, 저 길이 맞니”하는 내용으로 목소리가 점점 올라간다.

한쪽 곁에서 물끄러미 눈길만 주는 노인에게 “여기서 산 정상 가는 길은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다. “여기까지보다는 가파르제. 한 40분쯤 가면 정상이 나오고”했다. 천주산을 종주하는 등산로도 그 즈음에서 연결된다.

천주산 등산로는 산책로 입구에도 별도로 나 있다. 노인에게 제2 금강산 좋은 점을 물었더니 “가까이에 이런 길이 없제. 평평한 그늘길이 여름엔 그만이고, 겨울에는 찬바람을 막게 해서 좋다”며 얼굴을 활짝 폈다. 약수터 이곳 저곳에 나뉘어 앉아 있는 중년 이상의 남녀를 바라보면 ‘여기서 미팅도 하겠구나’ 싶다.

발췌 :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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