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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진해 장복산 옛 국도
   05-11 | VIEW : 3,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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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옛길 접어드니 머릿속 고뇌 싹~  

‘나는 한 발을 다른 발 앞에 놓으면서 행복을 찾는다. 지구의 표면에서 다리를 움직이며 나의 존재 이유와 매일의 환희를 누린다. 걷는 것은 인생의 은유다. 사람은 무엇을 향해 걷는가? 목적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오직 우리가 걷는 길이다. 나는 걷는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한 발을 다른 발 앞에 놓으면서 존재를 증명한다. 걷기는 세상의 가장 희한한 종 진화 역사의 결과다.’(이브 파갈레의 ‘걷는 행복’ 중에서)

△벚꽃 숲에서 벗어난 장복산 옛 길
고즈넉한 길 아래위로 조각의 숲·명상의 숲

진해 장복산 구도로 산책로

진해에서든, 창원 양곡에서든 장복산 오르막길 국도는 숨차다. 한숨 돌릴만한 옛 길이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떠오른다. 진해 쪽에서는 장복산 검문소 못 미쳐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 창원에서는 양곡을 갓 벗어나 왼쪽으로 꺾어드는 옛 국도다. 이 도로에서 한 시간 가량 걸으며 머리를 식힐만한 곳이 검문소에서 옛 장복터널까지 채 1㎞가 되지 않는 구간이다.

알려진 대로 이곳은 아름드리 벚꽃 길의 전형이다. 4월 초 벚꽃 한철 때에는 마치 벚꽃의 역사라도 되는 양 오래된 벚나무가 하늘을 가린다. 그러나 4월이 지나고, 벚꽃이 지면 잊히는 이 길을 얼마 전부터 사람들이 띄엄띄엄 찾기 시작했다. 고즈넉하기만 했던 이 길의 아래위에 ‘조각의 숲’이, ‘명상의 숲’이 들어섰다.

숲 속 그네·벤치는 여유로운 마음 일순간에

조각의 숲은 정비되지 않았지만, 하나 둘 작품이 들어서고 있다. 그래서 이곳 저곳 들어선 작품도 ‘완성품인지, 진행중인지’ 헷갈리는 문외한의 재미를 느낀다. 고개를 떨구고 두 손을 곧게 쳐든 3명의 나신상은 유독 눈길을 끈다. 제각각 색깔이 다르다. 은색에 갈색을 띤, 갈색에 금색을 띤, 아예 금색을 하고 있는 식이다. 왜 그런지 1979년 태풍 ‘주디’ 때 장복산 터널 일대에서 숨졌다는 병사 생각이 나게 한다.

맞은 편 명상의 숲 속 편백나무는 측은하다. 호리호리 하기만 한 어린 나무가 앞으로 어떻게 살을 찌울지 안쓰럽다. 명상의 숲이 이제 시작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숲 속 그네나 벤치는 마음을 한가하게 한다. 곳곳에 스피커가 있어 부드러운 음악이 흐른다. 명상의 숲 사이로 곧게 올라가는 등산로를 발견할 수도 있다. 제대로 채비를 하고 등산을 하는 사람들에게 물으니 “장복산 정상에 오르는 길”이라고 했다. “높이가 550미터인가, 580미터인가 뭐 그 정도 될 거요”라고 덧붙였다. ‘그깟 게 무슨 의미냐’는 말투였다.

그렇게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옛 장복터널 쪽으로 계속 걷는다. 차가 별로 다니지 않는 터널을 보고 있으면 걸어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럴까 저럴까. 어차피 차와 완전히 단절될 수 없다면 걷지 않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매연과 소음, 위험이 기다릴 것 같으니까. 대신 터널 앞 비석에 눈길을 준다. 비석 속에 8명의 병사가 있고, 1979년 8월 몰아쳤던 태풍 주디가 담겨 있다. 설명이 이어졌다. 

진해 장복산 구도로 산책로

앞뒤 뻥 뚫린 터널 보면 걷고 싶은 마음 절로

‘태풍으로 마진터널 통행이 중단됐으나 차량은 막무가내였다. 차를 포기한 사람들은 걸어서 터널을 지나려 했다. 그 와중에 터널 입구에서 군사도시 진해 출입을 통제하던 병사들의 고초는 극에 달했다. 결국 태풍은 무사히 지나가지 않았다. 차량과 인파는 무사했다. 그러나 병사 8명은 끝내 무너져 내린 장복산 흙더미에 깔려 숨졌다.’

터널 속은 묘하다. 앞뒤가 보이기 때문에 단절감은 깊지 않다. 어느 지점에서 돌아가려니 터널 저쪽이 가까워 보인다. 어차피 계속 갈 수밖에 없다. ‘휴’하며 터널을 벗어나면 창원과 마산 쪽 옛 길이 정겹다. 곳곳의 노점은 고픈 배를 더욱 출출하게 한다. 벚나무 아래 차량 속에서 단잠을 자는 사람이 부럽다.

● 마산↔진해 일반버스 36 37 62 33 좌석버스 315

● 창원↔진해 일반버스 35 좌석버스 309 310

발췌 :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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